제18호 태풍 '차바'는 실로 엄청나게 강했다. 그 위력적인 태풍이 한반도 전역을 할퀴면서 많은 생채기를 남겼다. 근래 드물게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퍼부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정전사태가 빚어지고 하천이 범람하고 농경지가 유실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상당한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 '차바'는 물 폭탄 같은 비를 몰고 왔다. 집중호우를 동반한 강풍이 몰아치면서 갖가지 피해를 불러 일으켰다.
 5일 새벽 제주 일대는 범람 직전의 위기상황까지 다다라 주민대피령까지 내려졌다가 해제됐다. 공사장에서는 타워크레인이 인근 빌라로 쓰러지면서 6가구 주민 8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는 경남도 마찬가지다. 건물과 도로가 침수되고, 산사태와 정전이 발생하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됐다.
 진주에서는 남강유등축제를 비롯한 개천예술제 등 10월 축제가 태풍으로 휴장에 들어가는 등 각종 피해가 발생됐다.
 또 도내 학교 및 유치원 등에서는 태풍으로 인해 이날 오전 갑작스레 휴교령을 내리면서 일대 혼란을 빚기도 했다.
 양산시의 경우 이날 누적 강수량이 277.5mm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으며 기록적인 강수량을 보였다.

 이외에도 창원 219.5㎜, 남해 183㎜, 거제 174.5㎜ 함안 135.4㎜ 통영·고성 122.2㎜ 등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과 물 폭탄을 쏟아냈으나 반면 산간내륙지역은 적은 강수량을 보였다. 진주지역은 82.2㎜ 산청 76.5㎜ 의령 64.0㎜ 합천 64.0㎜로 전국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울산 평균 266.0㎜에 비해 1/3 수준이다
 게다가 이번 태풍으로 도내 4개소의 도로가 침수됐다. 거제에서는 사등면 국도14호선 지하차도가, 창원에서는 팔용동 지하차도 2개소 80m와 마산합포구 해운동~오동동 3.5km 구간의 도로, 진해구 용원동 500m의 도로가 침수됐다.
 특히 대전~통영 고속도로의 고성 공룡나라 휴게소 부근에서는 오전 8시경 고속도로 사면이 유실되면서 도로공사 고성지점에서 응급복구에 나서 완료됐다.
 또 창원 의창구 정병터널 진영방향 도로와 토월IC 인근 도로, 합천 율곡 내천리 지방도, 양산 동면 개곡리 도로, 김해 대청동 지방도 등의 도로 사면이 유실되는 피해도 발생해 교통이 통제되는가 하면 정전피해도 잇따랐다.
 통영과 김해, 밀양, 거제, 남해, 하동의 3만1253세대가 태풍으로 인해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태풍으로 시설 하우스 등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았다는데 있다. 콩·메밀 등 거의 수확기에 접어든 농작물들은 거의 폐작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지속된 가뭄 끝에 어렵사리 파종한 당근·양배추·브로콜리 등은 한창 자라고 있는 와중에 휩쓸어버렸다. 농민들의 상심이 누구보다도 클 것이다.
 그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농작물이 하루아침에 쑥대밭이 됐으니 오죽하겠는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실의에 빠진 태풍피해 주민들을 보듬고 북돋울 수 있는 대책을 마련 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