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읍 주변에는 크고 작은 가야의 고분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중 가장 큰 고분이 송학동 1호분이다.
 송학동 고분군은 소가야의 왕족 또는 그에 버금가는 지배층의 무덤으로 소가야의 상징이라 알려져 있으며 사적 제119호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도굴되어 지금은 펑퍼짐한 봉분 외에 소가야의 역사나 문화를 추정해볼 만한 그 무엇 하나 남아 있지 않다. 그래도 여전히 대표적인 소가야의 상징물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가 송학동 고분군이 역사의 존엄성과 상징성을 저버리고 행사장소로 전락 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소가야의 역사성과 존엄성을 계승하기위해 훼손되어 있는 송학고분군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복원 했건만 주민들의 산책로는 차치하고서라도 이제는 아예 행사장의 대표 장소로 지정돼 가고 있어 말들이 무수하다.
 고성군에서 행사장소를 찾기가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터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알 길이 없다.

 실제 이 주변에는 높은 건물도 없다. 고성군 조례로 고도제한 건축법이 묶여 있다. 지역민들 또한 고성군을 대표하는 역사물이기 때문에 묵인해 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수세기 동안 상징성을 지녀온 송학동고분군이 행정의 잘못된 판단으로 행사장으로 전락돼 가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군민체육대회나 소가야문화제에 앞서 지내는 제례봉행과는 성격과 차원이 다르다. 이곳에서 제를 올리는 것도 한 이유다.
 고성군에서는 해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봉분을 가꾸고 있다.
 매년 벌초에 매달리는 인원도 여러 수십 명에 달해 장관을 이룬다. 이렇듯 애써 가꾸고 있는 상징적인 소가야역사의 전유물을 누구하나 지적 없이 행사장으로 전락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게 대부분 지역민들의 생각임은 더 말할 나위 없음이다.
 이제라도 고성군은 대표성을 가진 행사 외에는 자제해 주길 바란다. 우리의 역사성과 존엄성을 우리가 추락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