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 일찍 고성군청 정문 앞에서 ‘성과급제’를 폐지하라고 쓰여 있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공무원노조원을 목격할 수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지난 16일부터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1인 시위 장면이다.
 이를 두고 무심코 차를 타고 가다가 무슨 일인가 하며 의구심을 가지고 쳐다보는 지역민들이 있는가 하면 공무원조차 뭔 일이지하고 의아해할 때가 있다.
 최근 공직사회에 도입된 성과급제가 공직사회를 통제하고 결국에는 퇴출제로 이어져 인권 침해 도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성군 공노조도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공노조 측의 주장은 성과급제가 도입될 경우 주민을 위한 행정이 아닌 평가를 위한 행정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것은 물론 손쉬운 해고를 공직사회에 도입해 통제하겠다는 심산이라는 것이다. 또 실제 성과급제는 업무 성격에 따라 어떻게 기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지 않는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 하고 있다.
 일각에서 성과평가는 결국 평가 권한을 가진 상급자에 대한 줄서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폐단을 안고 있다..
 실제 성과급제가 아니더라도 인사가 단행될 때가 되면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성과급제의 폐단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급한 성과급제 확대 실시보다는 유능한 사람에게 승진 우선권을 주고 전문성을 키워 나가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들도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성과급제는 비효율과 무사안일로 ‘신의 직장’ ‘철밥통’ 등으로 불렸던 공공기관들의 개혁,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을 위해 정부가 120개 공공기관 모두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독려했지만 당장 노조 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렇듯 정부가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이자 노동자 단체들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과 연대에 나선 것이다. 마치 개혁과 저지의 시소게임을 보는 듯하다. 이런 분위기가 국회 야당까지 가세하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일 잘하고 많이 하는 사람과 일하지 않고 자리만 지키는 사람이 똑같은 대우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것이 정부가 의도하는 성과연봉제라고 할 때 국회가 본질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양대 노총을 비롯한 노동자 단체가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회가 막아야 할 것은 불법 행위이지 성과연봉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문제는 성과연봉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것이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해만 바뀌면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연공급제는 일반기업과 대기업 공히 필요하다. 고임금 중장년들에게 조기퇴직의 압박요인이다. 기업들이 청년의 정규직 채용을 꺼리게 하며, 정규직보다 하도급이나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청년 실업, 취업 절벽의 근본원인인 셈이다. 그래서 성과급제가 노동개혁의 출발점인 것만은 명약관화하다.
 이는 곧 업무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하는 제도로 국내외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치열한 국제 경쟁 시대에 조직을 효율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과급제 도입이 불가피한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노사정이 합심해 공정한 평가와 쉬운 해고 방지 등 기업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해법과 보완책 마련이 절실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야만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공노조의 1인 시위가 5만 군민들에게 행정의 피해가 없는 조속하고 현명한 해결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