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각 지자체에서는 지난달 30일부로 그간 공직에 몸담은 퇴직공무원을 위한 행사가 개최됐다. 이날 고성군도 명예퇴직을 비롯해 정년퇴임하는 공무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행사의 뒷마당에는 기껏해야 봉직 기념패와 화환정도로 아쉬운 감이 적지 않았다.
 지방행정의 일선에서 수십 년간 봉직해온 그들을 기리는 자리로선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동안 공직생활 중에 많은 애환이 서려 있을법한데 섭섭했으리라 생각 든다.
 물론 해당 실과에서의 뒤풀이(?)는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미미하기 짝이 없다.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면 3년간의 軍생활을 마감하는데도 3박 4일 정도의 공로형식의 연수모임(?) 등을 가진 것으로 안다. 물론 사회에서의 적응과 그동안 군 생활에서의 보안교육 등도 해당되나 작금에 이르러 비교해 보면 참으로 좋은 발상이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퇴직 공무원들은 매년 6월말과 12월말경 두 차례에 걸쳐 이 같은 행사를 가진다. 공무원 퇴직자 중에는 정년퇴임과 명예퇴직이 있다. 정년퇴임과 달리 명예퇴직은 개인의 사정여하에 따라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고는 하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후배들에게 승진의 길을 열어주자는 대범한 생각도 지니고 있다고 하니 그 뜻이 가히 깊다.
 어느 조직사회에서나 승진은 조기퇴직을 종용하는 가장 큰 변수다. 특히나 공무원 세계는 더 말할 나위 없다. 승진의 길이 열리지 않아 중도 퇴직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사기진작을 위해서 하루빨리 개선돼야 하지만 여의치가 않다. 직급 직능별 배수조정은 해당 지자체의 조례로서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제약으로 실상 한 직능에서 윗사람이 오래 머물다 보면 연령제한을 받아 승진의 길은 까마득하다.

 다들 공무원 조직에서는 사무관 승진을 두고 공무원의 ‘꽃’이라 불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물론 조직사회에서의 승진은 일을 잘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맞긴 하나 소수 직능별로 구분할 때 자리가 없으면 ‘가뭄에 콩나는 식’으로 거의 수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온다.
 이때 승진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소위 말하는 능력은 뒤로한 채 퇴직 때까지 기회조차 없다는 게 현실이다.
 얼마 전 40년간 봉직해온 한 공무원이 전한 사연을 보면 가슴이 찡 해온다. 그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이 같은 길을 택했다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것도 공직에 몸담아 느꼈던 부분을 실상 그대로 전해 준 것 같아 진한 감동을 준다. 그러나 이런 실정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맡은바 역할에 충실해온 공무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최근 ‘메르스’나 앞서 ‘조류독감’ 등의 사태로 비상근무에 여념 없었던 노고는 더 말할 나위 없다. 
 자리를 떠나더라도 고성군을 위한 그 마음 변하지 않길 바라며 그동안 지역의 일꾼으로서 헌신해온 공로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날에 늘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